화창한 어느 오전.

네네와 함께 놀러갔다가 새로 들어온 신간 문제집을 사기로 약속한 유우치는 한껏 들떠있습니다.
하지만 네네의 속은 썩 좋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할 수도 없습니다.
네네에게서 치과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유우치는 전력을 다해 집으로 돌아가버릴 게 분명하니까요.
하다못해 치과 앞까지만 간다면,
치료를 받고 나서 문제집을 사주겠다고 달래볼 수라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유우치군의 어머니가 부탁 하셨으니까요.
...그러셨네요.
으응... 유우치군 생일. 지났다는 걸 이제야 알아채서. 생일선물로.
싫어?
요즘 갖고싶었던 신간 문제집이었거든. 무려 문제가 124제 수록되어있대! (어쩐지 신나 눈을 반짝거리며 네 손을 붙잡고 말했다.)


그저... ... 유우치군의 선물이라면.... (잠시 생각에 빠진 듯 눈을 천천히 끔뻑이다가) 응. (고개를 끄덕이곤) 문제집이 좋지 않을까 싶어서.
언제나 보면 문제를 풀고 있었잖아. 뭐. ... 혹시 억지로 풀었던거면 어쩌나 했는데... (작게 웃고는) 다행히 그건 아닌 것 같네.
그거 누가 다 사가면 어.. 윽...(어쩐지 시린 통증이 느껴졌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는) 어떡하지? 빨리 가자.(안절부절 걱정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오늘의 일정입니다.

자, 유우치를 끌고 잘 가보도록 합시다!




...왜?
요 며칠 계속 비 와서 밖에서 책 읽지도 못 했단말이야.

그렇지만, 네네는 유우치를 치과에 데려가야하는걸요?
네네가 시계를 보자,
예약시간까지 약 1시간 남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충 눈치챔)
.... 음... (아이들 쪽을 슬쩍 보고는) ... 나야 상관없지. 그렇게 급하지도 않고. (눈을 도르륵 굴리곤) 그런데 있지, 유우치군.

............
...............
으으... 그, 그래도...

물론, 친구랑 노는게 나이 많은 누나랑 노는 것 보다 재밌다면.. 어쩔 수 없지.
(안경으쓱...) (그네를 빤히 쳐다보며) 그래도... 그네 정도는...
... 한번만 타고 가면 안 돼?

그럼, 가자. (너를 이끌고 그네쪽으로 다가간다.) 앉아봐. 밀어줄게.
(가서 그네에 폭삭 앉는다.)

유우치군은 만화를 안 봐서 모르나봐요.

이정도면 돼? 더 세게?
더 세게.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실패 |
아...
힘 너무 많이 줬다..

뭐죠...?
네네가 앞을 본 순간...
유우치군이 저 멀리... 떠있는 걸 보았습니다.

;;;;;;;;;;;;;
어어...
그 날 인류는 떠올랐다.

(민첩판정ㄱ?)
... 아 아니, 이런 게 아니라 당장 네네는 유우치를 받으러 갑니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3 |
| 판정결과: | 실패 |
(망했다대항으로가요우리)
(제발우리애죽어)

네네가 유우치를 받으려 한 순간,
네네가 자세를 마저 고치기도 전에.

.............


(바닥에 깔려서는 힘겹게 위를 보곤) ... 괘, 괜찮아?
유우치는 다친 곳은.... 없어보이네요.


그럼... 갈꺼야? 더 안 놀고?
(안경으쓱....)


... 경험담이야. 경기에서 심하게 놀라면 조금 뒤 다리가 풀리는 경우도 많이 있었어서.
... 어찌되었든, 네 안전이 우선이잖아? 내가 좋아서 너랑 다니는 게 더 크지만.... 그래도. 일단 둘이 나간다고 허락을 받은 이상 나는 네 보호자잖니.
... 뭐. 믿음직스럽진 않겠지만.
그들은 다시 길을 나섭니다.

(저벅저벅)
시간 - 24분 45초 : 챕터 1 완료

물론 유우치에게는 여전히 치과라는 사실을 숨긴 채 말입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걷던 대로변에서 오른쪽으로 뻗은 골목 너머로부터 번쩍번쩍 깔끔한 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고보니 이 근처는….

으응... 있네.

서점은 여기 동네에서 가장 크고 유우치같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각종 어린이 서적들이 많다더군요. 물론 유우치는 거기에 관심이 있는게 아닙니다.
유우치가 원하는건...

바로 신간 '똑똑한 어린이를 위한 영재발굴단 수학익힘책 블랙라벨'
분명 문제집을 사는데에는 별 시간이 걸리지 않겠죠.
그렇지만.... 분명 유우치라면 들어가자마자 한 쪽 코너를 점령하려 들겁니다.

똑똑한 어린이를 위한 영재발굴단 수학익힘책 블랙라벨. (줄줄말한다.)
지금 여기서 유우치를 들였다간... 치과 예약 시간에 늦을 뿐만 아니라
이미 만족한 유우치는 절대로 치과에 가지 않으려고 할 겁니다.


(내가 후다닥 다녀올까... 육상부에이스의달리기라면... 이라고 하기엔 애를 혼자 두기는 좀...)


.. 나
먹고싶은데.
...인기있어서 수학문제집보다 더 빨리 팔린다고 했는데...
...
(빤)
마카롱집?.. ..

응... 개구리 마카롱.. 한정판...
... 저번에 하루쨩이랑 갔는데 다 팔려서..
... 마나베군이랑도 갔는데 다 팔려서...
...
...
지금시간이라면 늦지 않고 살 수 있을텐데...
(구라임)

..아무래도, 엘리트보다 평범한 사람의 수가 더 많은 건 어쩔 수 없잖아?

....

' 마카롱을 먹으면... 요새 아팠던 이가 더.... 아플거같은데...'

(.... 어깨를 톡톡치며) 내려줘.

(내려줘야하나... 눈 도르륵 굴림)


... 루쨩...
(루쨩 : 빠안)
... 알겠어.
그럼 빨리 갔다가 오는거야.

응!
(살포시 내려주고 손 꼭 잡음)
여기 사람 많으니까. 놓치지 마.

(한눈안팔수있겠지... 나...)
(객관화잘된편)
유우치를 설득하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길을 잃진...않겠죠?


시간 - 19분 3초 : 챕터 2 완료

네네는 이제 더이상 유우치를 속일 수 없습니다.
마카롱도 샀으면서 코너를 돌아왔으니까요!


1층은 약국, 2층은 치과.
네네가 건물 입구에 들어선 순간 유우치는 네네가 어디로 가려는지 눈치채고 맙니다.
네네는 이제 유우치를 잘 달래서 치과에 데려가야 합니다.
네네는 이제 유우치를 잘 달래서 치과에 데려가야 합니다.
배신감 어린 처참한 표정으로 네네를 쳐다보고 있는 유우치.


특히 단거 먹을 떄.


음... 그래. 어른도 무서운 거니까.
그래도 잘 참아준다면, 내가 사둔 신간 줄게.
추가로.
생일 선물로 초 호화 강사님의 강의권도.
......
...........

보상이지.
유우치군. 머리 좋으니까 그 차이를 알 거라고 생각해.
모,몰라 그런거!!!

몰라?
... 유우치군. 배신이니 뭐니 하지 말아줘. 나는 유우치군이 걱정돼서 그런거야.
같이 화과자라든가. 빙수라든가. 먹으러 가고 싶은 걸.

... 지금 안 가도 사주긴 하겠지만...
...
(불쌍한표정... 을 지어보지만 눈썹만 약간 내려감)
... 내가 엄청..슬플지도.
... 엄청...
....
...........

... 여기서

누워서
같이 들어가줄때까지
진공청소기할거야.


협박은 아니야. 강제할 생각은 없어.
다만... 정말 큰 상처를 입어서...

그네를 밀어주지도 못하고...
같이 동물원에 가지도...
공부...(아 이건 원래 안했지)
흠
아무튼.
... ...(빤)
이거... 우리 부모님이 부탁한거야?

두분이서 널 걱정하시고 계시길래/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내가 누나가 좋아하는 개구리 이야기도 마음껏 해줄게.

..
안돼.
개구리보다 유우쨩이 더 좋은 걸.
... 누나...
(빠안...)

아,아니 누나!!! 진짜 앉으면 어떡해!

(뒤로 벌러덩)

.............
으..으...

행인: 뭐야 저기?

행인2: 어린 애가 고등학생 애를 쓰러뜨린거야?
행인들: (웅성웅성)
...!!!!


아
진짜? (아직 안 일어남)
행인: (웅성웅성) 어린애가 소리지른다. 뭐야뭐야?
점점 많은 인파가 몰려옵니다.
어쩐지 패싸움 구경하러온 사람들 같네요...

(허둥지둥)
빨리 가자...

응. 장하다.
...

네네의 생떼가 통했나봅니다.
둘은 치과 건물 안 쪽으로 향합니다.
행인: 에이 재미없다.

행인: 우우우~~~~


시간 - 19분 36초 : 챕터 3 완료




아이들 몇 명이 즐겁게 재잘거리며 보호자의 손을 잡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밝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유우치는 표정이 좋지않습니다. 아까 전 일이 부끄러운가 봅니다.
간호사: 스오우 유우치~ 진료실로 들어오세요.


어른스럽지 못했어.

그래도... 같이 와줘서 고마워. 있다가 치료가 끝나면 제대로 사과할테니까/
유우치가 원망의 눈빛으로 네네를 쳐다보며 안 쪽으로 들어갑니다.

의사: 허허 안녕?

의사: 음? 옆에있는 친구도 귀엽구나~
^___^

(?)
의사: 자, 오늘 검사받을 사람은 ~?
의사: 음?

스오우. 저는 건강해요.

(이~해보임)
교정도 안했어요
의사: 허허~ 그래?

6개월에 한번씩 검사받아요

| 기준치: | 45/22/9 |
| 굴림: | 7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합발떄도 치과였어요
네네의 반짝반짝 빛나는 이가 눈부십니다.
유우치의 번쩍안경에 견줄만합니다.
네네가 충치가 없는건 확실하군요!
의사: 자~ 그럼 이제 우리 안경친구 치료해볼까?
.... 네...
......................
............
(원망의 눈빛)

유우치가 개구리 인형을 꼬옥 안고 치료받는 동안 네네는 유우치의 옆에서 있어줍니다.
... 사실 네네는 유우치의 인형이 탐나는 것 일수도...

유우치는 의젓하게 치료를 끝냈습니다.

(어쩐지 속상함)

응. 가자.




네네가 집에 가서 문제집을 줄거라고 약속도 했으니까요!

(개구리 하나 덜사지 뭐.)
....(주변을 돌아보고는)
... 이거. (어린이를 위한 양서류 사전을 골랐다.)
... 흥.

(눈 반짝)
...
유
유우치군....
...
(꼬오오오옥 끌어안음)

.. 나... 나도...
(중3을 위한 수학 문제집 집어들곤) ... 가, 같이 공부하자.
...
...
(크윽)
... 힘내. 누나.


유우치가 와서 토닥여줍니다.
어쩐지 뒤바뀐 기분이네요.

아마... 그렇겠죠?


나처럼.
(번쩍이빨)
흥!!!!


